숨겨진 비밀을 가진 여성
영화 어스(Us)의 주인공은 애들레이드 윌슨(Adelaide Wilson) 으로, 어린 시절 겪었던 트라우마로 인해 불안에 시달리는 여성입니다. 이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루피타 뇽오(Lupita Nyong’o) 입니다.
루피타 뇽오는 1983년 3월 1일 멕시코시티에서 태어나 케냐에서 자랐으며, 예일 대학교에서 연기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2013년 영화 노예 12년(12 Years a Slave)*에서 열연하며 아카데미상을 수상,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블랙 팬서(Black Panther), 스타워즈 시리즈 등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스에서 루피타 뇽오는 애들레이드와 그녀의 복제인간 ‘레드(Red)’라는 두 가지 상반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섬세한 감정 표현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입니다. 그녀는 애들레이드의 불안과 공포, 그리고 레드의 냉혹함과 분노를 극적으로 표현하여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합니다. 이 이중적인 캐릭터는 영화의 메시지와 상징성을 더 깊이 있게 전달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숨겨진 공포 –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온다”
어스(Us)*는 평범한 가족이 겪는 기이한 공포를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둠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공포 영화입니다. 애들레이드 윌슨과 그녀의 남편 게이브, 그리고 두 아이는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산타크루즈 해변 근처의 별장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러나 애들레이드는 어린 시절 이곳에서 겪었던 불길한 기억 때문에 불안에 휩싸입니다.
어느 날 밤, 윌슨 가족은 자신들과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들, 이른바 ‘더 테더드(The Tethered)’의 습격을 받게 됩니다. 이 복제인간들은 윌슨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그들을 위협합니다. 복제인간의 리더인 ‘레드’는 윌슨 가족과 깊은 연결 고리를 지닌 인물로, 애들레이드의 과거와 얽힌 충격적인 비밀을 드러냅니다.
영화는 단순한 생존 스릴러를 넘어, 우리가 외면해온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의 이면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복제인간들은 지하에 갇혀 살아온 존재로, 자신들이 억눌려온 삶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이들은 단순한 괴물이 아닌, 우리가 외면해온 또 다른 ‘우리’임을 상징하며 관객에게 깊은 불안과 질문을 던집니다.
“It’s us.” (그건 우리야.)
이 대사는 윌슨 가족이 자신들과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들의 존재를 처음 마주했을 때, 아들 제이슨이 불안에 떨며 말하는 대사입니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이 대사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상징합니다. 이들은 외부의 낯선 괴물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복제인간 ‘더 테더드(The Tethered)’는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우리가 억눌러온 감정, 외면했던 진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영화 어스는 인간 내면의 어둠과 이중성을 탐구합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는 윌슨 가족 역시 자신의 어두운 면과 마주하게 되며, 진정한 적은 외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일 수 있다는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쉽게 외부의 적을 찾으려 하지만, 사실 가장 두려운 것은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진 어둠과 결함임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인간이 사회적, 심리적으로 억눌러 온 감정과 진실이 결국에는 표면 위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또한, 이 대사는 미국 사회의 불평등과 계급적 이중성을 은유합니다. ‘테더드’는 지하 세계에 억눌린 채 살아가는 존재로, 지상에 사는 사람들의 그림자 같은 존재입니다. 이들은 우리가 편안한 삶을 누리는 동안 잊고 있었던 또 다른 ‘우리’이며, 영화는 이들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무의식 속에 감춰진 죄책감을 직면하도록 유도합니다.
결국 이 대사는 영화의 제목인 “Us”와도 직결되며, 관객에게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존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공포가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진정한 괴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하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